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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ach through an open
dawn window -
the birds are silent.

Jack Kerouac - Book of Haikus(俳句)


무인도 모음집

고전 음악을 지나치게 미화한다든지 연주에 순위를 매기는 취미 같은 것은 이해하지 못하지만, 무인도에서 무한정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어떤 음악들을 가져갈까 - 그런 생각은 재미있습니다.  생각나는 대로 적어봅니다. 

  1. 말러 교향곡 9번 Mahler Symphony No. 9 - Otto Klemperer 가 Philharmonia Orchestra 를 지휘한 EMI 판을 가지고 갈 것 같습니다.  하나 더 가지고 간다면 Leonard Bernstein의 젊은 시절 New York Philharmonic (CBS)판을 고르겠습니다.  


  2. 말러 대지의 노래 Mahler Das Lied von der Erde - 역시 Otto Klemperer 지휘로 Fritz Wunderlich와 Christa Ludwig가 노래한 EMI 판을 고르겠습니다.  한 장 더 고른다면 Leonard Bernstein이 Vienna Philharmonic을 지휘하고 James King과 Dietrich Fischer-Dieskau가 노래한 London 판이 좋겠지요.  바리톤보다는 콘트랄토의 목소리가 더 듣기 좋은 곡이지만, Vienna Philharmonic의 연주가 환상적이고 무엇보다도 James King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어울립니다. 


  3.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집 & 즉흥곡집  Schubert The Piano Sonatas & The Impromptus - Andras Schiff 의 London 판입니다.  Murray Perahia 가 연주한 즉흥곡집도 좋았습니다.


  4.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 Beethoven The Piano Sonatas - Artur Schnabel 의 골동품 SP 녹음을 EMI 에서 CD로 복각한 것을 들고 갑니다.  이것도 한 세트 더 가져갈 수 있다면 아마 Vladimir Ashkenazy의 연주겠지요.  덧붙이자면 Rudolf Serkin의 열정 소나타(그런데 이걸 좋다는 사람은 한번도 못봤습니다)가 상당히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.  


  5. 베토벤의 후기 현악사중주 Beethoven The Late String Quartets - Lindsay Quartet 과 Quartetto Italiano의 것을 가져갑니다.  Period.


  6. 베토벤의 교향곡 Beethoven Symphonies - 아무리 많이 들었더라도 그 중 몇 개는 가져가야겠지요.  Otto Klemperer의 연주로 3번, 6번, 7번, 9번을 가져갑니다.  Carlos Kleiber의 5번을 더합니다.  Karl Bohm의 6번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.  8 번은 좋아하는 곡인데 마음에 드는 연주가 없군요. 


  7. 모짜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Mozart Piano Concertos - Murray Perahia 의 15번, Clifford Curzon의 20번과 27번을 꼭 가져갑니다.  15 번 이후의 작품은 한 세트 가지고 가야 되는데...  Ashkenazy, Schiff, Kovacevich, Perahia, Curzon의 녹음을 적당히 짜맞추면 될 것 같군요. 


  8.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 - Clifford Curzon과 George Szell, London Symphony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연주를 꼭 가져갑니다.   Gilels와 Jochum의 전집도 있습니다. 


  9. 쇼팽의 전주곡집과 즉흥곡집 - Ashkenazy.  이 간단명료하면서도 심오한 (마치 물리학 법칙과도 같은 !!! ) 전주곡들을 치기에 아쉬케나지처럼 적합한 사람은 다시 없을 것입니다.  Rubinstein 의 Ballad 와 Scherzo 도 좋습니다.


  10. 본 윌리엄즈의 토마스 탈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- 존 바비롤리.


  11. 바하 피아노곡 전집 - 좋은 녹음들이 많지만, Rosalyn Tureck 의 평균율을 꼭 가지고 갑니다.


  12.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2번 - Vladimir Horowitz.  아시다시피 호로비츠가 연주하면 무슨 곡이든 작곡자의 손에서는 벗어나게 됩니다.  그런데 쇼팽이 운이 좋아서 그런지 호로비츠의 변덕이 쇼팽에게 딱 맞아 떨어졌군요.  어쨌건 2 악장의 스케르쪼를 듣고 나면 호로비츠가 메피스토펠레스와 모종의 뒷거래를 한 것은 아닌지 절로 의심이 듭니다.


  13. 쇼팽의 연습곡 - Maurizio Pollini. 루빈스타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쇼팽 전문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연습곡에는 손이 안 갔다고 합니다만, 폴리니가 치는 것을 듣노라면 기교적으로 복잡해진 전주곡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.